◎ 모히니아탐
‘모히니’는 바라보는 이의 가슴을 훔쳐 흥분시키는 천상의 무희들로서 비슈누신과 바스마마수라 사이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아탐’이란 연기나 춤 등과 관련한 연희를 일컫는 말로 천상의 무희들이 추는 춤이 바로 모히니아탐이 된다.
① ‘데바다시’의 전통
모히니아탐 발달의 배경은 데바다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데바다시는 시바신에 대한 헌신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던 사원 소속의 무희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데바다시 조직에 대해서는 불교, 자이나교, 힌두 인도 사원 역사에서 종종 언급되곤 하는데 이들은 신들과 결혼한 출가외인이었다. 어린 나이에 사원으로 출가한 이들은 사원의 일반적인 의식에 필요한 일(청소, 헌화 등)이나 왕에게 봉사하기도 했고 각종 의례 행사, 궁중, 사원, 축제에서 춤을 추었다. 고대시에서는 데바다시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가 발견되기도 하고 이들은 높은 존경을 받았으며 때로는 왕과 결혼하기도 했다.
데바다시의 전통과 함께 그들에 의해 특화된 춤은 인도전역에 걸쳐 존재하며 스리랑카에도 전파되었다.
② 모히니아탐의 발전사
데바다시아탐(데바다시들의 연희) 발전 과정에서 모히니아탐은 말라얄람이 타밀에서 독립되던 시기에 독립되어 왔을 거라고 믿어 진다. 13, 15세기에 쓰여진 시에 묘사된 바에 따르면 무희들은 금으로 만든 무대에서 무용극을 공연했다고 하는데 데바다시의 전통을 이은 모히니아탐은 께랄라 지역의 특성을 접목하여 꽃과 장식, 악기를 공연에 사용했을 거라 믿어진다.
께랄라에서는 3000종이 넘는 전통예수리 현재까지 상연되고 있는데 꾸뚜, 꾸디야땀, 모히니아탐, 카타칼리, 크리슈나탐을 비롯한 고전예술에서 툴랄, 떼이얌, 파다야니, 인형극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이러한 연행예술은 로얄패밀리와 왕족의 지속적 후원으로 육성되어왔다. 모히니아탐의 경우 트리반고르 로얄 패밀리(Trivancore Royal Family)가 정적인 양식의 춤인 라시아 댄스를 적극 후원해 왔다. 그들은 ‘나타카살라’(Nataka Sala)라는 훈련장을 트리반드럼(Thrivandrum, 현 께랄라 주도)에 건립하여 후학 양성을 도왔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 께랄라 통치자 스와티 티루날은 예술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았고 이 때에 많은 작가를 배출했으며 스와티 티루날 자신도 여러 곡을 썼다. 그는 모든 데시아탐(데바다시아탐)을 후원했고 특히 모히니아탐에 있어 음악적 부분을 풍성하고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그러나 그의 후계자에 이르러 모히니아탐에 대한 지원이 끊겨 모히니아탐 연희자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계발하였으며 이는 관람객들의 호응을 받기 위한 민속적 요소를 띠었고 관람객으로부터 모금을 위한 목적이 대다수였다.
20세기초에는 트리슈르(Thrissur, 교육의 도시, 께랄라 중부에 위치)와 팔라캇(Palakkat, 께랄라 중북부에 위치) 지역에 모히니아탐 연희자들이 존재했으며 소규모 그룹으로 순회공연을 다녔다. 1930년에 발라톨(Vallthol)이라는 학자가 칼라만달람(Kerala Kalamandalam)을 설립하여 모히니아탐 수업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첫 선생은 오리킬레다뚜 칼리아니 암마(Orikkiletattu Kaliany Amma)로 당시에 경이로운 춤꾼으로 알려져 있었다.
현재에 이르러서 모히니아탐은 여타의 다른 인도전통춤보다는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축제나 특별 행사에 상연되며 칼라만달람을 비롯한 사설 단체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③ 모히니아탐의 특성
나티아사스트라에 따르면 모히니아탐은 카이시키(Kaisike, 우아한) 스타일의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우아한 춤으로 볼 수 있다.
데바다시아탐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하는 모히니아탐에서 연희자는 신의 신부로서 주어진 데바다시의 사고와 감정이 주된 테마가 된다. 춤꾼들은 다른 역할의 감정에 동화되지 않고 그들의 연기에 반영된 자연스런 감정으로 연기한다. 스링가람 라사(사랑의 정조)에 가장 적합한 춤 또한 모히니아탐이다.
④ 모히니아탐의 레파토리
㉮ 쫄께뚜(Collkkettu) : 와이따이리와 라가가 있는 곡조에 맞춰 추는 첫 번째 아이템. 시바와 여신을 찬양하는 내용. 대부분의 아다브를 포함하는 순수무용.
㉯ 자티스와람(Jatisvaram) : 여러 가지 아다브로 이루어져 춤의 우아함과 매력을 표현. 표정연기는 많지 않다.
㉰ 바라남(Varanam) : 느르타와 느르티아가 결합된 형식으로 스링가람 정조에 바탕해서 다양한 캐릭터의 여성이 표현된다.
㉱ 빠담(Padam) : 바라남을 끝낸 뒤 정조 표현의 아비나야 위주로 된 아이템. 연희자에 따라 노래를 맞춰 늘릴 수 있다.
㉲ 틸라나(Tillana) : 빠담이 끝나 아비나야가 정례화된 뒤 추는 순수무용. 빠른 속도와 복잡한 다리 움직임, 조각같은 포즈가 많다.
㉳ 슬로캄(Slokam) : 신에 대한 찬양 ‘박티’가 지배적 정서.
㉴ 샆담(Saptam) : 조화된 순수무용과 마임으로 구성.